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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우회전할 때 어느쪽 방향지시등을 켜야할까?


 우회전할 때 어느 쪽 방향지시등을 켜야하는지, 이 문제는 참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갑론을박을 펼치는 것 같다. 잊을만 하면 쿨타임 다 돌아서 토론글이 올라오고 그런다. 그래서 내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우회전 상황에서 어느쪽 깜빡이를 켜야하는걸까?


1. T자 삼거리나 십자 사거리 등에서 우회전으로 다른 도로에 진입할 때 - 우측 깜빡이

 가장 많이 이슈가 되는 케이스이다. 나는 이게 왜 이슈가 될 정도인진 모르겠지만, 반대진영의 말을 들어보니 그 의도가 뭔 말인진 알겠다. 하지만 어느 상황이든 일단 우회전을 한다면,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야한다. 이것은 내 주변에게 내 차량의 진행 방향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위 모든 상황에서는 오른쪽 깜빡이가 맞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심지어 몇몇 운전면허학원에서도) "직진 차량에게 양해를 구한다"는 목적으로 왼쪽 깜빡이를 켜야한다는 주장을 하는데, 개소리라고 생각한다. 위 상황에서는 직진 차량에게 우선권이 있으며, 우회전으로 들어오는 차량은 직진 차량의 진로에 방해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배웠다. 좌측 깜빡이로 굳이 직진 차량에게 내 차의 존재를 알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방어운전과는 다른 개념이다. 우회전 차가 보이던 말던 직진 차량은 제 갈 길 가면 된다. 우회전 차량은 진행 방향을 알리기 위해 우측 깜빡이를 켜고 상황을 보며 우회전을 해야한다. 이 상황에서 좌측 깜빡이를 넣고 싶다면 우회전 후 좌측으로 차선 변경할 때 넣자.

 우회전 하기 전에 좌측 깜빡이를 키면 직진 차량이 눈치채긴 좀 더 쉽겠지, 그 의도는 알겠다. 그런데 그럼 주변 사람이나 뒷차는 이 차량의 진입 방향을 뭐라고 생각할까. 아니 그 전에, 그 "양해"좀 구하겠다는 직진 차량은 이 차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좌회전하려는건가? 아니면 역주행이라도 하는건 아닐까? 이런생각할듯. 굳이 좌측 깜빡이를 켜지 않아도 직진 차량은 무리하게 진입하는 차량을 인지할 수 있으며, 진입하지 않았다면 인지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우회전 차량이 본선에 들어오지만 않으면 직진 차량은 제 갈 길 가면 된다. 제발 운전면허 강사들은 이상한 문화 가르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건 도로교통법 제38조, 도로교통법시행령 제21조의 내용이기도 하다. 양해고 주의고 나발이고, 우회전할 때는 우측 방향지시등이다.

 

2. 우합류 - 고속도로 진입시 - 좌측 깜빡이

 좌측 깜빡이를 켠다. 왜 좌측이냐하면, 이 상황에서 합류 차량은 우회전이 아닌 진입을 위해 좌측으로 차선 변경을 하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만약 진입이 어렵다면 합류하려는 차량이 직진 차량에게 먼저 가라고 감속하며 양보한다. 진입 램프에서 가속 길이도 충분히 길고, 가속차로의 끝부분엔 양보의 표시인 역삼각형도 그려져있다. 만약 합류에 실패하면, 속도를 줄이고(진입하지 못한다면 멈춰야 할 수도 있다) 본선의 차량 통행을 파악하며 방해되지 않도록 알아서 기어들어간다. 직진차량은 방해하지 않는다.

 

3. 우합류 - 합류를 위한 구간이 충분히 길 때 - 좌측 깜빡이

 좌측 깜빡이를 켠다. 2번과 마찬가지로, 합류하려는 시점에서는 우회전보다는 좌측으로 차선변경하는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본선 차량과 같은 방향으로 직진하고있는 내 차량이 본선으로 끼어들 것(차선변경)이라는 뜻으로 왼쪽 방향지시등을 켠다. 애초에 저런 상황이면 직진 차량도 합류차량의 후미등이 보인다. 굳이 우선순위를 따지자면 합류 차량이 양보하고 직진차량에게 우선권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차선 변경처럼.

 

4. 우합류 - 도로가 바로 본선에 연결될 때 - 우측 깜빡이

 본선 진입 전에 우측 깜빡이를 켠다. 이건 직진차량이 아닌 내 뒷차와 주변 사람을 위해서이다. 방향 지시등의 본질인 "진행할 방향으로 조작한다"는걸 그대로 적용하면 된다. 불필요한 직진 차량 배려는 오히려 모두를 불편하게 할 뿐이다.
 단, 누가 양보해야하는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나라마다 다르기도 한데, 찾아보니 우리나라는 직진차량 우선인 것 같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우합류차량 우선으로 보인다(Priority of the right). 단, 도로에 양보나 일시정지 표시가 있으면 표시를 따른다.
 아무튼 우회전이기 때문에 오른쪽 깜빡이를 켠다. 저기서 좌측 방향지시등을 켠다는건 좌회전 하겠다는 뜻이다.

 

5. 우합류 - 도로가 바로 본선에 연결되는데, 본선이 안보일 때 - 우측 깜빡이

 우측 깜빡이를 켠다. 다만, 본선의 직진 차량이든 합류 차량이든 교차로 진입 전엔 서행 또는 일단 정지한다. 이건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 이런 상황이면 애초에 큰 도로가 아니다. 속도를 내기도 애매하고 모든 차량이 더더욱 방어운전을 해야하는 도로이다. 애매하면 무조건 서행/일단 정지 후 상황을 보고 진입한다(방어운전).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런 상황이면 우선권은 "교차로에 먼저 진입하는 차량"에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안보이기 때문에 서로를 더욱 면밀히 살피고, 괜찮다 싶을 때 들어가야 한다.

 

6. 회전교차로일 때 - 좌측 깜빡이 (상황에 따라 다름)

 내가 지나갈 교차로의 탈출로가 첫번째 탈출로이며, 3시방향 등 우측에 있다면(위 그림에서 파란색) 그냥 우측 깜빡이를 넣고 진입 후 바로 탈출해도 된다고 본다. 그 외(탈출로가 2번째거나, 좌측에 있는 경우, 위 그림에서 하늘색)에는 좌측 깜빡이를 넣고 진입 후, 탈출할 때 우측 깜빡이를 넣는다. 이건 교차로 진입할 땐 오른쪽으로 가는데 왜 좌깜이냐 싶다면, 회전 교차로는 일단 진입하면 반드시 왼쪽으로 회전하기 때문이고(일방통행), 회전 교차로 진입 전에 회전교차로 표지판이 있어서 뒷차나 주변 사람이 충분히 "이 차량이 회전교차로로 진입하는구나"라고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주변 사람이나 뒷차에게 내 차량이 회전교차로로 진입해서 뺑뺑 돌거라는걸 알리기 위한 방향등이다. 회전교차로에서는 이미 돌고있는 차량이 우선이다. 
 회전교차로 진입하자마자 바로 빠져나가는 경우에는 일반 우회전과 다름 없으므로 그냥 진입시부터 우측 방향등을 넣어도 된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이 부분은 다른사람의 의견도 궁금하다.


 방향 지시등은 "방향 지시등"이다. 이 간단한걸 자꾸 확대해석하려는 사람이 많다. 방향 지시등이라 함은, 내 차량의 진행 방향을 다른 차량과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켜는 지시등이라는 소리다. 제발 직진차량에게 양해를 구한다던지, 배려한다든지 이런 이상한 소리로 교통 흐름에 혼란을 주지 말고 원칙대로 하자. 원칙은 객관적이지만, 배려는 주관적이다. 객관적인 원칙은 모두가 따르는게 약속이지만, 당신의 주관은 당신 혼자 따른다. 실제로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글에서도 마지막에는 삼거리에서 우회전은 우측 방향지시등을 넣어야한다는데 대부분의 의견이다.
 위험한 환경일 수록 통일된 정책이 필요하며, 모두가 그 정책을 잘 따라야한다. 여기다가 대고 양해, 배려, 매너같은 불필요한 예외적 변수를 추가하는건 몰상식한 짓이다. 냉정해야 하는 상황에 따듯한 마음을 주입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 불필요한 따듯함때문에 열받는 사람 많다.

 우측 방향지시등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우측 방향지시등을 넣자 제발.

 이 글에서는 직진 차량을 절대 방해하면 안된다고 써놨는데, 일단 방해하면 안되는건 맞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차가 보이면 직진 차량이 적당한 선에서 양보를 해 줄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의 자발적 양보는 서로의 안전을 위한 배려이지 의무가 아니다. 합류하려는 차량은 꼭 알맞은 신호를 조작해서 모두가 편한 운전을 했으면 좋겠다. 충분히 근거를 찾아보고 많은 검색 결과를 참고한 후에 쓴 글이지만, 결국에는 개인적인 견해가 섞여있는 글이다. 태클은 언제나 환영한다.

 

* 방향지시등이 "방향 지시등"이라면, 왜 비상등은 양쪽 방향이 다 깜빡거리는거임?
  ㄴ 그 차가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자. 사방에게 조심하라고 알리는 것이라고 느껴진다.

 모든 안전운전의 시작은 방어운전이자, 서로가 알고있는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다. 부디 모두들 안전운전하여 평안한 이동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