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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반자율주행은 절대 100% 신뢰하면 안됨

오늘 강원도에서 경기도로 돌아오는데 고속도로에서 차가 아주 큰일날 뻔 했다.

고속도로 직선 도로에서 잘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핸들이 제멋대로 확 돌아가버린 것.

속력는 약 80km/h 였고, 스마트크루즈+조향보조(차선중앙유지) (HDA), 차선이탈방지 옵션을 켠 상태로 주행했다.

도로는 깨끗했고, 차선도 명확했다. 날씨도 맑았다.

검색을 좀 해보고 나서 내린 개인적인 결론은, 모종의 이유로 차선이탈방지 보조장치가 차선을 순간 잘못읽고 강하게 작동하여 잘 달리고 있던 차의 핸들을 꺾어버린게 아닌가 싶다.

당연한거지만, 다행히도 핸들이 돌아가고 차가 휘청거리는 그 즉시 조향을 바로 잡아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근데 분명히 크게 휘청거릴 정도로 핸들이 돌아갔다. 한 20도정도, 시속80키로에서. 진짜 개놀랐다.

고속도로는 대체로 직선이고 곡선이라 해도 코너가 거의 없다시피 도로가 놓여있다. 따라서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주행중에는 핸들에 손을 얹혀놓고 차선 유지정도로만 핸들 조향을 한다. 즉 핸들을 "쥐고있다"가 아닌 핸들에 손을 "대고간다" 정도 느낌으로 운전한다.
뭐 면허학원에서는 2시10시 꽉 파지한다 이러는데 이건 시내주행일 때 얘기고, 장거리 뛰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몇시간동안 고속도로 운전하는데 내내 2시10시 파지하면 빨리 지침. 유사시 빨리 잡을 준비정도만 한 상태로 쭉 감.
뿐만 아니라 차량 앞바퀴 조향축은 지상과 수직이 아니어서 그냥 전진하면 바퀴가 11자로 정렬되려는 성향이 있다. 그러기에 고속도로에서는 더더욱 항상 꽉 잡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꽉 잡으면 근육이 긴장하니깐.

요즘 나오는 차에는 첨단 기능들이 많이 탑재가 되어 장거리 주행이 더욱 편해졌다. 예를 들면 어댑티브 크루즈 같은 기능인데, 얘를 켜놓으면 차가 지정한 속도로 최대한 맞추어 달리다가 앞 차 간격이 가까워지면 차간거리 조절도 지가 알아서 한다.

사실 이런 반자율주행(주행보조)기능은 개꿀이다. 운전시 피로를 진짜 많이 줄여준다. 국산 외제 가릴 것 없이 정말 대부분의 경우에서 잘 작동하며 좋다.

문제는 아주 가끔의 오류이다. 자동차라는게 고속으로 움직이다보니 한번의 실수가 큰 사고를 유발한다. 9999번 잘 되다가도 1번의 문제가 생기면 아주 곤란해질 수 있는 기계이다. 근데 지금 반자율주행장치들은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는 확률적 장치이다. 따라서 저 "가끔의 오류"가 비교적 자주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사실 이렇게 갑자기 조향보조장치가 핸들을 꺾어서 사고가 났다 하더라도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어디까지나 "조향보조"장치이며, 전방을 주시하고 자동차를 조작하는 책임은 결국 나에게 있기 때문이다. 뭐 어디 유튜브 보니깐 "갑자기 핸들이 꺾이고 3초 후 사고, 운전자가 뭘 해볼 시간이 아니다"라면서 피해자 실드치던데, 개소리이긴 함. 3초동안 아무것도 못했다고?안한거겠지ㅋㅋ. 차선 물고가려다 틀어버린 경우도 있고. 하지만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런 도구들은 어디까지나 "잘 작동할 것"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쓰는건데, 이렇게 맥아리없이 흔들려버리니 참 안타깝다.

차종은 쏘렌토인데, 좀 더 찾아보니 이런 문제는 모든 자동차 브랜드에서 골고루 드물게 발생한다고 한다. 이 문제를 방지하려면 기계가 현재의 주행 context를 누적하여 읽고 있어야 하는데, 사실 지금 주행보조장치는 "지금 당장 센서의 상황"만 가지고 하는게 대부분이라..

"기계는 100% 믿지 않는다"를 다시 한번 리마인드시켜준 계기가 되었다.
시간이 되는대로 바로 차선이탈방치장치의 설정에서 경보만 켜놓고 조향 간섭은 꺼놓을 생각이다.